본문
어느 여름날 고개를 들었다가 마주친 하늘을 한 장 남겼습니다. 옅은 하늘색 위로 몽글몽글한 흰 구름이 낮게 깔려 있고, 그 앞을 철길 고가와 전신주, 여러 갈래의 전깃줄이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장소도 아니고 늘 지나치던 풍경이었는데, 그날따라 빛이 유난히 맑았습니다.
화면의 대부분을 하늘에 내어 주고 고가 구조물은 아래 오른쪽 모서리에 비스듬히 걸쳐 두었습니다. 전깃줄이 사선으로 뻗어 나가면서 텅 빈 하늘에 리듬을 만들어 주고, 고가 난간의 반복되는 세로줄이 단단한 무게를 더해 줍니다. 노출을 조금 밝게 올리고 채도를 낮춰, 한여름의 뜨거움보다는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가벼운 공기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거창한 이야기가 있는 사진은 아니지만, 이런 장면들이 쌓여 계절의 기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상 카테고리에 이 사진을 올려 두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사진: MARS PARK · MARSGRAPHY
본 사진은 CC BY-NC-ND 4.0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자와 원문·라이선스 링크를 표시한 비영리 공유를 허용하며, 변경한 결과물의 공유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 밖의 이용은 별도로 문의해 주세요.
댓글